사실 외국영화인지 한국영화인지도 확인 안하고 친구가 보여준다길래
조조로 본 영화인데... 정말 보고 나서 찝찝하고 우울해 죽는 줄알았다;;
정말 마지막에 군대를 봤을 때의 심정이란...
정말 그 주인공이 옆에 있는 군인 총 빼앗아 자살안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
그 트럭안에는 처음에 도움을 구하다가 혼자 나간 아줌마가 아이들과 함께 쳐다보고 있고...
정말 그 주인공이 어떤 마음을 먹고 자기가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아들까지 죽였는데...
여기 나오는 주인공은 완벽하지 못하다.
상황을 제대로 설명할 줄도 모르고, 설득도 못 시키고,
상황판단도 결과적으로는 못하는 편이고... 죽어가는 한명을 살리기 위해
무모하게 약국으로 여러명을 이끌고 나가서 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죄없는 젊은 군인을 고의는 아니지만 죽게 만들고....그리고 마지막까지
함께한 사람들을 편히 보내주기 위해 죽이고 절망하고....
나는 이 영화가 인간이 공포에 대처하는 심리에 대해 말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괴물에 죽어가는 동료의 모습을 보고도 돕지 못하고, 자신의 일에 팔려
도움요청을 무시하고, 평소에 미친 여자라고 부르던 사람의 헛소리를 믿고 광신도로 변하며,
하늘의 뜻이라며 사람을 죽이고 제물로 바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주인공도 그렇고 나아가는 스토리도 그렇고 정말 짜증스럽지만 결국에 그 상황이
닥치면 우리도 그런 행동을 하게 된다.
내가 살기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하고, 뭐라도 꼬투리 잡히면 그걸 자신을 위해 이용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종교에 빠져들기도 하고, 하다가 안되겠다 싶으면 자포자기하고...
조금만 더 생각했더라면, 조금만 더 기다렸으면 됐을 일을 서둘러서 망치기도 하고....
처음에 보고 나올 때는 아침부터 이런 영화를 보게 해준 친구를 때려줬는데ㅋㅋ,
지금은 정말 괜찮은 영화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물론 잘만들어졌다는 뜻으로...)
하지만 아직도 기분이 갑갑하고 우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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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1.02 덧글)
6년 전 별 생각없이 썼던 글에 아직도 방문자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ㄷㄷㅋㅋ
아마도 다들 그 때의 나와 같은 찝찝함에 함께 나눌 동지를 찾아 검색해본 것이리라 ㅋㅋㅋㅋ
그런데 아직까지도 내게 이러한 임팩트를 준 영화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
Mist는 이제 거의 7년이 되어가는 이 시점까지도 내게 인상깊은 영화 중 손에 꼽을 만한 영화.